Media/Book 4

[책] 시선으로부터(정세랑)

'기세 좋은 여자들'의 결혼 생활이 궁금해서 새벽에 결제 버튼을 눌렀다. 괜찮은 사람이 추천해서, 표지가 예뻐서, 테두리의 "20세기를 살아낸 여자들에게 바치는 21세기의 사랑이다"라는 말이 마음에 다가와서 충동적으로 구매했다. 내가 처음에 예상한 것과는 다르기는 했지만 나쁘지 않았던 책. 일상적인 소재에 담는 생각이 좋았고 공감도 하면서 술술 읽었다. 몇몇 인상 깊은 장면만 남겨놓고 나중에 여유 있을 때 다시 찬찬히 읽어볼 예정. '성공적인 결혼의 필수 요소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폭력성이나 비틀린 구석이 없는 상대와 좋은 섹스" 초장부터 내가 생각한 책이랑은 다르구나하고 깨달았다. 폭력성이나 비틀린 구석이 없는 것. 중요하지. "남편이 아무리 똑똑해서 날고 긴다 해도, 다정하고 사려 깊은 성품을..

Media/Book 2020.06.30

[책] 양철과 강철의 숲(미야시타 나츠) - 조율과 잔잔한 생각들

2020년 3월 13일의 글 폭신한 양과 단단한 강철과 숲이라니. 제목에 끌리지 않을 수 없었다. 이 책은 피아노 소리에 끌려 피아노 조율사의 길에 들어서게 된 주인공이 조율을 하며 겪는 일들을 잔잔하게 풀어썼다. 큰 사건으로 구성된다기보다는 주인공의 생각에 더 집중하게 되고 나와 엮어보는, 그래서 제멋대로의 해석이 가능해서 즐거웠다. 잔잔하고 밝은 느낌. 내가 요즘 찾고 있는 분위기라서 좋았고, 일본 소설 특유의 감성적인 면이 같은 에니메이션처럼 그려지기도 했다. 소소하게 생각한 것들이 많았다. 1. 피아노 조율, 관심 피아노에 따라서, 그 피아노의 주인에 따라서 조율을 한다. 더 둔하게 만들어서 틀린 음이 보이지 않도록 하기도 하고, 맑은 소리에 집중해서 실력자를 위해 조율하기도 한다. '대충 고객이..

Media/Book 2020.04.29

[책] 아몬드(손원평) - 감정을 배운다는 것

2020년 3월 11일의 글 어릴 적 가장 설레었던 날이라고 하면 어머니께서 한달에 한 번씩 책이 가득 담긴 박스를 가져오시는 날을 바로 이야기할 것이다. 초중등을 대상으로 독서논술을 가르치시는 어머니는 매달 수업교재를 받아오셨는데 그 새 책들의 향기를 맡고 먼저 펼쳐보는 영광은 선생님의 자식인 나에게로 돌아갔다. 얇고 그림 가득한 1학년 책부터 사회의 어두운 면모를 서서히 드러내기 시작하는 책까지, 책 한 박스를 닥치는 대로 읽어내는 게 나의 재미였다. 이 책들은 도서관에서 혼자 골라 읽는 책보다 더 특별했는데 교재용으로 쓸만큼 그 자체로 좋은 책이기도 했지만 어머니와 함께 읽기 때문에 서로 읽기 전에 서론을 열어주고, 읽은 후 생각할 점을 나눌 수 있기 때문이기도 했다. 학교와 멀고 산과 가까이 또래..

Media/Book 2020.04.27

[책] 모두 거짓말을 한다(EVERYBODY LIES, 세스 스티븐스 다비도위츠)

2019년 1월 31일의 글 이 책의 저자인 세스 스티븐스 다비도위츠는 구글 검색을 이용한 빅데이터를 통해 기존 사회과학 연구와 그 외의 다양한 분야 연구에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 사람들이 구글에 검색한 내용을 빅데이터로 만들어 정치, 경마, 언론, 대학, 지리, 심리, 동성애, 심지어는 포르노 사이트인 폰허브에서 수집한 데이터로 포르노에까지 응용한다. 구글 트렌드라는 상당한 데이터 자료와 이를 이용한 빅데이터는 사회과학 연구방법론에 상당한 혁신을 가져다준다. 비록 소논문 몇 편 써본게 다지만, 사회과학 연구에서 가장 큰 한계는 방법론이라고 느껴졌다. 표본 수집부터 표본집단의 크기, 대표성 등 많은 것을 따져야하고 아무리 잘 쓴 논문이라고 해도 항상 일반화에 한계를 가진다. 많은 사람들이 조사에서 거짓..

Media/Book 2020.04.25